본문 바로가기

번아웃이 오는 일정의 특징과 나를 지키는 시간 조정법

📑 목차

    한동안 저는 일정이 빼곡한 달력을 보며 묘한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빈틈없이 적힌 할 일들을 보며 '나 정말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들이 길어질수록 이상하게 몸과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오늘은 뭘 했더라?"라는 생각이 들었고, 왜인지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서야 번아웃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세운 빈틈없는 일정들이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던 것임을 알게되었습니다. 

    번아웃이 오는 일정의 특징과 나를 지키는 시간 조정법

    나를 위한 일보다 남을 위한 일이 앞선 하루

    제 하루를 채운 건 대부분 '급한 일'들이었습니다. 메신저로 날아온 요청, 당장 답장을 요구하는 메일, 갑작스러운 회의 같은 것들 등이었습니다. 정작 제 성장에 필요한 공부나 휴식처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들은 늘 뒷전이었습니다. 남의 속도에 맞춰 살다 보니 바쁘긴 엄청 바쁜데 정작 내 삶은 제자리걸음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건 결국 저의 성취감과 만족감이 줄어들게 했습니다.

    휴식을 '보너스'라고 생각하는 마인드

    제 일정표에는 회의와 업무 시간만 가득할 뿐, 쉬는 시간은 따로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쉬는 시간은 일이 다 끝나면 갖는 일종의 보너스였거든요. 하지만 알다시피 직장인에게 '일이 끝나는 시간'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휴식을 계획하지 않으니 체력이 먼저 바닥을 드러냈고, 나중에는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는 비효율적인 시간만 늘어났습니다.

    '할 일 목록'이 아니라 '욕심 목록'이 된 일정

    저는 하루에 처리해야 할 투두 리스트(To-do List)를 7~8개씩 적어두던 때가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양이었지만, 많이 적어야 안심이 됐습니다. 결국 다 끝내지 못한 일들을 다음 날로 넘기며 '미완료의 짐'을 매일 짊어지고 살았습니다. 일정이 밀릴수록 조급함은 커지고,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탓하게 되는 효과는 덤이었습니다.

    끝을 알 수 없는 모호한 계획들

    기획안 정리하기, 자료 조사하기 같은 항목들은 시작하기도 막막하고 언제 끝났다고 할지도 애매합니다. 이런 모호한 일들은 뇌를 쉽게 피로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이런 큰 덩어리의 일들을 목표로 잡았다가, 하루 종일 붙잡고만 있고 정작 마무리된 건 하나도 없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마침표가 없는 일정은 뇌를 쉬지 못하게 만듭니다.

    컨디션을 무시한 계획

    저는 몸 상태가 바닥인 날에도 평소와 똑같은 양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계도 과부하가 걸리면 멈추는데, 저는 제 몸의 신호를 무시한 채 의지로만 밀어붙이려 했죠. 일정은 단순한 시간 배분이 아니라 '에너지 배분'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은 일정은 결국 스스로를 무기력의 늪으로 이끌었습니다.

    일정을 비워냈을 때 비로소 채워진 것들

    일정을 줄이는 게 처음에는 매우 불안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고 게을러진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하루 목표를 딱 3개로 제한하고, 일정표에 강제로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넣기 시작하자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오히려 그 3가지 일에 집중하는 힘이 생겼고, 하루를 마칠 때의 성취감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특히 오늘 꼭 해야 할 '단 한 가지'를 먼저 끝내는 습관이 저를 구했습니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겠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가장 중요한 하나를 확실히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번아웃의 문턱에서 멀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조정들이 문제를 마법처럼 한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정이 나를 끌고 다니는 게 아니라, 내가 내 삶을 조절하고 있다는 인식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일정은 채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가 잘 살기 위해 다듬는 도구여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퇴근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제가 업무 현장에서 바꿨던 사소하지만 강력한 습관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직장인 생산성 시스템] - 야근을 당연하게 여겼던 내가 정시퇴근 하게 된 5가지 업무 습관

    시간 부족의 원인을 다시 짚어보고 싶다면 아래 글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직장인 생산성 시스템] - 직장인은 왜 시간이 항상 부족할까: "갓생" 실패 뒤에 숨은 현실 원인 7가지